1. 이 영화에 대한 기본 정보
2018년 2월 28일, 한국에서는 늦겨울에 개봉하여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영화입니다.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둔 영화인데요. 일본에서는 이 영화가 2019년 5월 17일 봄에 개봉되었습니다.
임순례 감독은 시골을 배경으로 하며 큰 갈등 없이 소소하게 지나가는 이 작품의 파급력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다고 합니다. 동명의 원작 영화를 한국적인 색깔로 각색한다고 하더라도 흥행할 소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연출 제안을 받고 나서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은 팍팍한 현실을 살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시간’에 관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 영화의 리메이크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죠.
개봉 후 <리틀 포레스트>는 2018년~2019년 사이에 국내에서 진행된 4개의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주인공으로 출연한 여자 배우 김태리는 ‘18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여자배우상’을 수상했습니다. 김태리 배우의 털털한 매력과 상큼한 이미지가 한껏 발휘된 영화였습니다. 김태리뿐만 아니라 신인배우였던 진기주와 더불어 편안한 캐릭터를 맡아 관객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는 류준열 배우까지. 이 세 명의 청춘 배우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나도 그들의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시각을 자극하는 음식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태리 배우의 요리 솜씨가 돋보인 영화이기도 한데요.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해당 계절에 생산되는 음식 재료들로 제철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꽃을 곁들인 파스타라던지 아카시아 꽃 튀김이라던지 또는 쑥갓튀김, 수제비, 달걀샌드위치, 떡볶이, 감자빵, 양파통구이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여러 가지 음식들을 김태리 배우가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모두 요리하였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촬영 장소와 관련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아름답게 연출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혜원’의 집을 찾기 위해 고생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경상북도 군위와 의성에서 촬영되었으며 군위에서 촬영에 적절한 빈 집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집에는 무단 점거하여 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그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영화사 측에서 직접 집을 빌리고 나서야 촬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등장인물 및 줄거리
20대의 끝 무렵, 연애사도 취업도 마음대로 안 되고, 열심히 준비해 온 임용시험조차도 원하던 대로 되지 않은 주인공 ‘혜원’. 혜원은 교사가 되고 싶은 꿈을 함께 키워가며 사랑도 키워왔던 남자친구가 혼자서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본인은 불합격하게 되자 결국 자존심이 상해버렸고, 연락도 없이 갑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팍팍한 현실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내팽개쳐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하지 않고 고향에 있는 농협에서 근무하는 ‘주은숙’ 역할은 배우 진기주가 맡았습니다. 혜원이 고향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알게 된 후 가장 먼저 달려오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혜원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고향에서 내내 살아온 은숙은 언제나 서울에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배우 류준열이 연기한 캐릭터 ‘재하’는 은숙과는 달리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취직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상사에게서 폭언을 경험하게 되고 서울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후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현재는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고 있으며 본인의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서울에 있을 때 사귀게 된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현재는 헤어진 상태이며 그의 전 여자친구는 지나가다 들렀다며 재하를 보러 오기도 합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이처럼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옛 친구들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며 지난 일을 붙들고 있기보다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3. 이 영화의 숨겨진 의도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예고편만 봐도 느낄 수 있듯 사건 사고가 많거나 갈등구조 큰 영화는 아닙니다. 인물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영화도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임순례 감독은 주인공 혜원이 집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에도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리 같은 청각적 요소, 그리고 음식을 만들 때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요소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혜원이 요리할 때 들리는 소리나 먹는 소리 등이 다른 영화보다 크고 적나라하게 들리는 데 이런 부분들은 모두 의도된 것입니다.
또한 영화에서 혜원의 친구 재하가 전 여자친구와 대화하던 중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지요.
그 장면 바로 뒤에 붙는 장면이 혜원이 등장하는 씬이기 때문에 재하가 좋아하는 사람이 혜원이 아닌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혜원의 감정이기 때문에 다른 인물과의 연애 감정까지 담아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오로지 주인공 혜원과 자연적 요소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영화인 거죠.
큰 갈등이 없어서 마음 편안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언젠가 모든 것을 내던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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