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플래쉬>의 발자취
이 영화는 미국에서 2014년에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2015년 3월 봄에 개봉했습니다. 드럼을 소재로 한 음악 영화입니다.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개최된 영화 시상식 무려 14개에서 남우조연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지휘자 ‘플레쳐' 교수로 출연한 배우 J.K. 시몬스가 이 영화 덕분에 10개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이력으로 확인될 만큼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국내 평론가뿐만 아니라 해외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극찬을 받은 <위플래쉬>는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5%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영화를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새롭고 신선한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한 인물의 초조함, 불안함, 긴장감, 광기, 분노, 눈물, 갈등 노력이 모두 모여 폭발적인 열정으로 분출될 때 관객들은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제목 ‘위플래쉬’의 뜻이 궁금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영어 단어 ‘whiplash’는 채찍질이라는 뜻입니다. 플래쳐 교수가 앤드류를 자극하면서 끊임없이 광기 어린 채찍질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제목이기도 하고, 영화에 사용된 노래 제목이 위플래쉬이기도 해서 붙여진 제목일 겁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인터뷰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플래쳐 교수 같은 사람이 나를 채찍질해주고 앤드류만큼 노력한다면 천재가 만들어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대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앤드류는 슬프고 공허한 빈 껍데기인 인간이 되어 서른 살에 죽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죠. 이 말은 많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미래의 내 모습을 더욱 멋있고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라 생각했을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린 대답이었던 것이죠.
2. 앤드류와 플래쳐 교수의 관계
진정한 드러머가 되고 싶은 음악학교 학생 앤드류 네이먼 배역은 배우 마일스 텔러가 연기했습니다. 앤드류 네이먼은 성공하기 위해서, 인정받기 위해서 드럼에 온 정신을 다 집중하는 인물로 광기 어린 노력을 보여줍니다. 그가 출연한 장면 중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들은 모두 실제로 본인이 드럼을 연주한 것입니다. 심지어 앤드류가 드럼을 연주하다가 중간에 피를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나오는 피도 일부는 배우 마일스 텔러의 피라고 합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실제 배우도 엄청나게 노력하고 집중하는 스타일임이 틀림없습니다.
마일스 텔러는 15살 때부터 드럼을 독학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던 장르는 락 드럼이었기 때문에 하루에 4시간씩 꾸준히 3개월 간 재즈 드럼 연주 스타일을 배웠고, 마침내 이 영화의 대표곡 ‘Whiplash’와 ‘Caravan’까지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J.K. 시몬스가 연기한 플래쳐 교수는 앤드류가 입학한 셰이퍼 음악학교의 교수이자 교내 재즈 밴드의 지휘자입니다. 음악적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지만 학생들에게 친절한 사람은 아닙니다. 언어적 폭력과 신체적 폭력도 행하는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승’의 의미와는 대조되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그의 가혹하고 악랄한 교육방식 때문에 우울증을 겪다가 목숨을 끊은 제자도 있었습니다. 플래쳐 교수가 그 학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타인에게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사고사‘라고 거짓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이 영화는 이처럼 진정한 드러머가 되고 싶은 앤드류와 진정한 천재를 키워내고 싶은 플래쳐 교수가 한 학교에서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교내 밴드 중 유명하지 않은 밴드에서 보조 드러머로 활동 중인 앤드류는 가을 학기에 수업에서 플래처 교수를 만난 후 교내 최고의 밴드인 ‘스튜디오 밴드’ 드러머로 발탁됩니다. 거기다가 짝사랑하던 영화관의 직원 니콜과의 데이트 약속도 잡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앤드류는 플래쳐 교수와 함께하는 첫 수업에서 음정을 조금 틀린 트롬본 연주자에게 교수가 온갖 언어적 폭력을 가해 내쫓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음정을 틀린 사람은 그 연주가가 아닌 옆자리에 있던 연주자였죠. 플래쳐 교수는 그 학생이 음정을 틀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틀렸다고 인정할 때까지 굴복시킨 것입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이 사건은 결국 앤드류에게 곧 들이닥칠 일들이었죠.
3. 영화 속 명대사
플래쳐 교수가 한 말입니다.
“영어에서 가장 쓸모없는 말고 해로운 말은 ‘그 정도면 잘했어’야”
너무나 차갑고 냉소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저 말이 채찍질이 되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잠시 열정을 잃어서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또한 J.K. 시몬스와 마일스 텔러의 연기대결도 너무나 대단하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연기대결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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