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후드> 12년 동안 담아낸 성장통

 

 

1. 이 영화에 관한 간략한 정보

 

  무려 12년 간 같은 배우들이 늙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놀라운 작품, <보이후드(Boyhood)>는 긴 촬영 시간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상영시간이 165분이나 됩니다. 이는 최근에 3시간의 상영시간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아바타2> 와 비슷한 정도의 분량이죠. 에단 호크나 패트리샤 아퀘트 외에는 모두 텍사스에 살던 무명 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에 12년의 제작 기간에 비해 매우 적은 제작비를 사용한 것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12년 간 촬영해 왔다면 165분 보다 더 길더라도 한 번쯤 볼만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 영화는 볼만한 수준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찾아보게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명작이었습니다.

 

  한국에는 2014년 10월 가을에 개봉했던 영화로,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진행된 14개의 영화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다양하게 받은 작품입니다. 작품상을 받은 횟수가 무려 8번이므로 지루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제쳐두고 꼭 한 번 시청해 보시고 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감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6살인 소년 메이슨이 대학생 새내기가 된 모습까지를 담아냈으며, 한 소년의 성장 배경으로 등장하는 어머니, 아버지 같은 인물들이 12년 간 어떻게 늙어왔는지 영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죠. 주인공 메이슨 역할은 엘라 콜트레인, 아버지 역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배우 에단호크, 어머니 역은 패트리샤 아퀘트가 맡았습니다. 젋은 시절의 에단 호크 외모도 돋보이는 작품이죠. 주인공 메이슨이 6살 꼬마로 나오다가 어느새 점점 소년의 모습이 보이고 마침내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감탄사가 나올 겁니다.

 

 

 

 

2. 영화 <보이후드(Boyhood)>의 메인 스토리

 

  영화는 텍사스에 살고 있는 어느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6살인 주인공 메이슨은 강해 보이는 엄마와 누나 사만다와 함께 셋이 살고 있습니다. 메이슨의 부모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어 혼란을 겪었던 부부로,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이혼한 상태입니다. 메이슨의 엄마는 좀 더 멋진 미래를 위해 이사를 하게 되었고. 메이슨은 친아버지와 함께 주말을 보내는데, 그의 아버지는 아이를 돌보는 일보다는 본인이 재미있게 느끼는 것들에 집중하다 보니 엄마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재결합도 끝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메이슨은 그의 누나와 달리 학교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업 중에는 컴퓨터 다루는 일에만 집중하며 숙제도 능숙하게 해내지 못하죠. 메이슨은 어느 날 엄마를 따라서 가본 대학 강의실에서 엄마가 대학 교수인 빌 아저씨와 각별히 지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고, 곧 그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빌의 자식인 민디, 랜디 남매는 한 가족이 된 메이슨, 사만다 남매와 어색하긴 했지만 문제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새아버지 빌이었죠.  메이슨의 엄마와 빌이 결혼한 지 2~3년 정도 지났을 때, 빌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폭력적인 모습을 가족들에게 드러내기 시작하고, 숱한 가정폭력에 고통 받던 엄마는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또 다른 동네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는 게 메이슨에게는 쉽지 않았지만 점차 잘 적응해 나갔고, 엄마는 꿈꾸던 대로 대학교수가 되었고, 가족들의 생활도 그전보다 나아졌습니다.

 

  메이슨이 더 성장하여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고 진로의 방향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게 되었을 때 엄마는 퇴역 군인인 학생과 또 결혼을 하게 됩니다. 세 번째 결혼이지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집값 폭락 때문에 엄마가 맞이한 새 남편도 결국 알코올 중독에 빠져 이미 한차례 비슷한 고통을 겪었던 메이슨 가족들과 사이가 나빠집니다. 그 전과 마찬가지로 엄마는 이 남편과도 이혼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엄마의 첫 번째 남편이었던 친아버지가 재혼을 하게 되어 자식을 낳게 되었습니다. 사만다는 대학에 입학했으며, 사진 촬영에 흥미를 가지게 된 메이슨도 진로 탐색에 한창이었습니다. 한편 아버지가 꾸린 새로운 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메이슨은 16살 생일 파티를 하게 되고, 선물로 성경, 정장, 엽총을 받습니다.

  메이슨은 고등학생 시절 만난 '시나'라는 여학생과 깊은 마음을 주고받으며 진지한 만남을 가졌지만 대학 입학 문제로 결국 헤어집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메이슨이 대학에 입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간단하게 전개됩니다. 그러면서 모르고 지냈던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자기 인생에 대한 성찰도 하게 되죠.

 

 

3. 기억에 남을 OST

이 영화에 삽입된 곡은 ‘Family of the year’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Hero>입니다.

가사의 일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정말 영화의 스토리 및 감성에 잘 어울리는 가사죠. 영화를 볼 때 적절한 음악이 삽입되었을 때 얼마나 편안한 감상이 가능한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2년 간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준 영화 <보이후드(Boyhood)>는 결국 우리 모두 자기가 출연하는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흔들리고 있을 때,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을지 보고 싶을 때 본다면

아주 적절한 선택이 될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