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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타임

한국 로맨스의 전설로 남은 <봄날은 간다>

by 클레나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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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날은 간다>에 관해 알려진 내용들 

 

  영화 <봄날은 간다>는 무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2001년 가을, 9월에 개봉했던 영화입니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라면 먹을래요?”라는 엄청난 명대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이며, 2000년대 초반 그 시절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영화로 회자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했던 허진호 감독은 3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감독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 4개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게 됐습니다. 정말 명작인 한국 로맨스 영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 영화를 기억하고 로맨스 영화의 우두머리로 꼽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에 대해 가장 꾸밈 없이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우선 캐스팅 자체가 배역의 이미지에 딱 맞게 잘된 작품입니다. 순수하고 무던한, 큰 강아지 같은 이미지를 지닌 배우 유지태가 조금 서툴지만 순수한 주인공 상우를 연기했고, 결점 없이 백옥 같은 피부를 자랑하는 배우 이영애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뽐내며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은수를 연기했습니다. 극 중 상우는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이 직업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저에게 상우라는 성격의 캐릭터가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으로 일하는 모습은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게, 너의 목소리도 너의 마음도 더 귀 기울여 들을게이런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측은하기도 했고요. 그에 비해 여자 주인공이자 상우의 여자 친구인 은수는 고요하게 일해야 하는 상우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직업은 지방 방송국의 라디오 pd였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같은 프로그램을 맡게 되며, 자연스레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들의 사랑은 시작됩니다.

 

 

 

2. 두 인물의 만남과 이별 

 

씁쓸한 추위가 찾아온 어느 추운 날,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는 상우가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로 근무하는 은수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상우의 가족은 3명입니다. 치매라는 병을 앓고 있어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할머니, 아주 젊었을 때에 이미 아내를 잃고 홀로 지내온 아버지, 그리고 고모입니다.

 

주인공 두 사람은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여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함께 참여하게 되었고,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점점 서로의 매력에 빠져들며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은수가 살고 있는 집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죠. 하지만 너무 빨리 가까워진 게 화근이었을까요? 상우는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없을 만큼 은수라는 여자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고, 추운 겨울을 녹여주던 그들의 따뜻한 관계는 다음 해 여름이 되었을 때부터 차갑게 식어가고 맙니다. 상우를 만나기 전, 이미 한 차례 이혼했던 경험이 있는 은수는 결혼의 뜻을 내비치는 상우에게 결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거절의 뜻을 전합니다.

 

상우는 여태 사랑해왔던 그녀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의 물음에 은수는 오히려 담담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헤어져

 

마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오래도록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았던 은수의 사랑은 변했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파하던 상우는 갈 길을 헤맵니다. 마음속에서 은수를 지워버리지 못하고 계속 품고 있는 상우는 집착인지 사랑인지 미련인지 모를 그 마음을 간직한 채 서울에서 강릉까지 택시를 타고 떠납니다. 그녀가 강릉에 갔기 때문이죠.

 

 

 

3. 이 작품의 흥행 비결

 

  이 작품이 왜 한국 로맨스의 전설로 명성을 크게 얻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진 유지태와 이영애라는 배우가 출연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나 남녀 간의 감정 대비를 잘 그려내는 작품이 참 드문데, 보석 같은 영화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스크롤에 스태프들 이름이 올라갈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아마도 그때는 상우의 마음에 온전히 이입해서 영화를 시청했었을 겁니다. 그 이후에도 몇 번 이 영화를 봤고, 최근에 다시 봤을 때에는 눈물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은수의 감정이 어떻게 흘러왔을지 이해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은수를 나쁜 여자로만 생각해 왔던 과거의 나는, 이제야 은수라는 여자를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평점 100점이 최고점이라면 저는 이 영화에 150점을 주겠습니다.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 생각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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